올해 대한민국을 크게 달군 이슈 중 하나는 요소수 대란 사태입니다. 이는 현재 한국 내 요소(Urea) 제조시설이 없고, 98%의 요소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중국 역시 호주와의 분쟁으로 주원료인 석탄 수급에서 문제를 겪었고, 현재 요소 생산 및 수출에 차질을 겪고 있습니다.
요소 공급 문제는 비단 한국에서만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세계가 동일하게 요소 수급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에 주요 생산국들은 수출을 규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요소는 비료의 주원료이기 때문에 농업이 핵심인 국가들에게 치명타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산업용·디젤차량용으로 사용되는 요소수에 공급이 중단될 시 물류 부문에서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습니다.
이란의 요소 생산 현황
이란 역시 세계적인 요소 생산국 중 하나입니다. 현재는 이란 제재로 수출량이 많이 감소한 상황이지만, 제재가 본격화된 2018년에만해도 세계 요소 수출량의 8%까지 차지할 정도의 주요 생산·수출국 중 하나였습니다.
대부분의 이란산 요소는 이란 전국의 6개 석유화학 업체를 통해 생산되고 있습니다. 현재 이란에선 연간 560만 톤 수준의 요소가 생산되며, 60% 이상이 수출되고 있습니다. 농업 역시 주 산업에 해당되는 이란이기에, 요소는 매우 중요한 원료 중 하나이며 이미 이란 내 요소 생산과 소비는 자급자족에 이르렀습니다.
요소 생산국으로서 이란이 갖는 최대의 장점은, 주재료인 석유와 천연가스 모두 풍부하다는 점입니다. 이란은 현재 전세계 석유생산량 10위(매장량 4위), 천연가스 생산량 3위(매장량 2위)를 보유한 엄청난 자원대국입니다. 요소 생산에 석탄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중국과는 달리, 이란은 주로 석유와 가스를 이용합니다. 참고로, 1톤의 요소를 생산하는 데 대략 850kg의 암모니아와 750평방미터(m3)의 천연가스가 소모됩니다.
이란의 요소 수출 역시 많은 메리트를 지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생산 코스트가 저렴한 편이며, 지리적으로는 이란 남부의 걸프만을 통해 아시아·유럽 시장으로의 수출시장 접근성도 매우 좋습니다. 기존 이란산 요소의 주요 수입국은 인도와 터키·그리스·브라질 등 농업과 제조업이 고루 발달한 국가들이며, 이란제재 이후 정식수출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인도는 자체적으로도 높은 요소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엄청난 국내 수요로 꾸준히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란산 요소는 저렴한 가격 덕에 전세계 원료 트레이더들에게 재수출용으로도 선호되고 있습니다. 제재 중임에도 불구, 많은 이란산 요소들이 두바이나 터키 등지를 우회하여 수출되는 중입니다. 이란 제재 상황 속 어려워진 페이먼트·물류에 익숙한 글로벌 무역업체들에게는 현재까지도 좋은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추가로, 이란에는 수많은 요소수 제조 업체들이 존재합니다. 현지에서는 애드블루(AdBlue)라는 상표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농업용에 이용되는 Urea 46과 차량으로 소비되는 Urea 32 모두 활발하게 생산되고 있습니다. 주요 수출제품은 아니지만, 많은 업체들이 현재 수출을 희망하고 있으며 현 공급부족 사태에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차세대 원료 시장으로서의 이란
안타깝게도, 현재 이란의 요소는 수입이 불가능합니다. 전세계 요소 대란에 맞춰 이란 정부도 일시적으로 요소 수출에 규제를 가한 상황입니다. 내년도에 찾아오는 본격적인 농사철에 이용될 것들과, 산업용·차량용으로 이용될 요소들을 미리 비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만큼 이 기조가 오래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반도의 8배에 달하는 면적의 이란은 단순히 석유 외에도 수많은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러 기초화학원료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세계적으로 불거진 팬데믹發 공급망 쇼크와 요소수 대란 사태로, 많은 국가들이 원료 공급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데요. 이란 제재 속 현재 '공식적으로' 닫혀있는 이란은, 차후 이란 핵협상의 향방에 따라 대안적인 원료 수급처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란은 제재 속에서도 꾸준히 자체 산업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타국으로의 수출로 확장을 위한 국제적 협약 및 인프라 건설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육로·철도 건설을 통해 유럽시장으로의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해로를 통해 인도·파키스탄·동남아시아 등지로 시야를 넓히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의 요소 생산
대한민국 정부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의 요소 생산국들에게 긴급하게 공급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과연 이란 외의 다른 중동 국가들에서는 어떻게 요소 생산이 되고 있을까요?
전세계 주요 요소 생산국들은 중국·인도·러시아 등이지만, 중동 지역의 산유국들인 카타르·사우디·쿠웨이트 등도 체급에 맞지않게 엄청난 요소 공급량을 갖고 있습니다. 주로 넘쳐나는 원유를 통해 석유화학이 발달한 덕분인데요.
그 외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내 주요 생산자로는 이집트가 있습니다. 중동과 유럽 사이에 걸친 터키의 경우, 요소 공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란·이집트·러시아 등지에서 주로 수입하고 있습니다. 터키는 오히려 요소를 재가공하여 요소수 등을 수출하는 국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이집트와 터키도 요소 및 관련 제품의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역시 국가경제 중 농업이 중시되는 국가들이라 그렇습니다.
참고자료 중동시장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면 안되는 이유 (tistory.com)
참고자료 21세기 터키의 경제정책: 에르도아노믹스 (Erdoganomics)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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