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시사잡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의 계열사인 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서 '2021년 생활비가 가장 비싼 도시 (Worldwide Cost of Living 2021)' 순위를 집계했습니다. 올해 전 세계 173개의 주요 도시들의 물가와 거주환경의 변화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1위를 차지한 도시는 이스라엘의 최대도시 텔아비브(Tel Aviv)로 지난해 5위에서 상승했습니다. 최근 텔아비브의 부동산 가격은 크게 올라, 더 이상 젊은 부부들이 주택을 마련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물가 역시 크게 상승해 전반적인 생활비 지출이 커졌으며, 이에 인근 위성도시로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 외 파리·싱가포르 등의 국제도시들이 순위 상 뒤를 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10위권 내에 뉴욕(6위)과 로스앤젤리스(9위)의 2개 도시가 등재되었습니다.
2021년 생활비가 가장 오른 도시는?
2021년 생활비가 가장 오른 도시로 이란의 수도 테헤란(Tehran)이 선정되었습니다. 2020년 79위였던 테헤란은 올해 29위를 기록하며, 무려 50단계나 상승했습니다.
올해 테헤란 내 주거비용은 월 소득의 평균 37%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수도권의 소득 대비 주거비 비용이 20%에 이른다고 하니, 테헤란의 상황이 크게 악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테헤란의 평균 주택 매매가는 국제도시인 러시아 모스크바 · 터키 이스탄불의 주택가격을 상회하였습니다. 또한 생활비 부분에서도 두바이와 뉴델리 같은 세계적인 도시들보다 높게 기록되었습니다.
이번 순위에서 이란의 도시들 중엔 테헤란만이 등재되었습니다. 하지만 주요 대도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생활비가 크게 상승하였으며, 테헤란과 그 위성도시로 개발된 카라즈(Karaj)는 이들 중에서도 압도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테헤란 내 인플레이션은 100% 이상을 기록했으며, 평균 임대료는 66%가 증가되었습니다.
높은 생활비에도 불구하고, 테헤란 및 테헤란 인근 위성도시로의 이동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방의 인프라 부족과 고용문제 등으로 특히 젊은 세대에서 테헤란으로의 이주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테헤란 내 생활비를 다시 상승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란은 2018년 미국의 경제 제재가 시행되며, 민생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외화 유입이 차단되며 제품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란 정부에서도 외화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수입규제를 실시 중입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한 2018년 5월, 당시 1달러 당 50,000리얄 수준이었던 환율은 현재 300,000리얄에 이릅니다.
이번 순위에서 테헤란의 뒤를 이어 많은 상승폭을 보인 도시들로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56위→35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101위→88위) 등이 있습니다. 이들 도시 모두 높은 연간 생활비 변동을 겪었지만, 테헤란의 50위 상승에 비교되지는 않습니다. 해당 순위에서, 올해 가장 높은 물가상승을 겪은 도시는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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