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카타르 찬스' 통해 환율위기 극복할까?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Recep Tayyip Erdogan) 대통령이 중동 부국 카타르를 방문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2월 7일 카타르의 타밈 (Sheikh Tamim bin Hamad Al Thani) 국왕과 정상회담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양국의 정상회담은 이번에 7회차를 맞았으며, 무역과 투자, 스포츠 등에서 다양한 신규 협정 체결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알고보면 너무나도 돈독한 사이

터키와 카타르는 국제사회에서 매우 친밀한 관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양국 수뇌부의 이념적인 면으로도 설명될 수 있겠지만, 최근 몇 년간의 정치적 사태들을 통해 터키와 카타르는 그 돈독함을 크게 강화해왔습니다.

 

2017년 카타르가 인근의 아랍 국가들과 단교하는 사태가 발생한 뒤, 터키는 카타르를 옹호하며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항공으로 각종 식료품과 생활필수품을 공수하기도 하였고, 터키군이 통째로 카타르에 주둔하며 카타르가 맞이한 안보위기를 경감해주기도 했습니다.

 

반대의 상황은 그 다음해에 일어났습니다. 2018년 터키가 미국과의 갈등으로 리라화가 폭락하기 시작했던 때, 카타르가 터키와 3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해주며 지난 해의 은혜를 갚은 것입니다. 이어 카타르 정부의 150억 달러 직접투자까지 이어지며, 외환위기까지 우려됐던 터키 경제는 이 덕에 구사일생할 수 있었습니다.

 

2018-2019 카타르의 급증한 대터키 투자금액 (출처: Washington Institute)

 

터키, '카타르 찬스' 통해 또 다시 경제위기 극복하나?

이전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터키와 카타르는 각자의 위기상황 속 서로를 챙겨주는 든든한 동료관계라고 보여집니다. 이번 회담에서 내년도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논의도 있겠지만, 진지하게 논의될 내용은 무엇일까요?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권은 집권 초기 막대한 외국인 투자 유치에 따라 급속하게 경제를 성장시키며, 범국민적인 많은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정치적·경제적 요인에 따른 투자 리스크가 발생하며 외국인 투자는 급감하고 환율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더욱이,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의 자신만의 경제정책을 고수하며 환율과 인플레이션율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보다 더 경제상황이 악화된 현재, 터키는 다시 한 번 '카타르 찬스'를 이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 투자에 의존적인 터키의 현재 경제구조 상, 현금을 쉽게 땡겨 올 유일무이한 방법이라고 판단되고 있습니다. 

 

 

터키는 자체 제조업 성장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경상수지 적자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투자유치 외에도 외화를 직접적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여행산업 역시 팬데믹 기간 중 뚝 끊겨버렸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터키는 울며겨자먹기로 여러 '찬스'들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4일, 아랍에미리트(UAE)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가 긴급하게 터키를 방문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동한 바 있습니다. 최근 터키 환율 폭락이 국제적으로 이슈화되던 때였습니다. 당시 회담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는 터키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유럽연합 역시 올해 6월, 터키의 난민수용에 대해 2024년까지 30억 유로를 지원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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