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아제르바이잔-투르크메니스탄 3개 국가가 3자간 천연가스 스와프 협정에 협약했습니다. 스와프 규모는 매년 최대 20억 입방미터 (2 billion cubic meters)의 천연가스입니다.
통화 스와프는 익숙한 단어이지만 천연가스 스와프는 매우 생소한 용어일 수 있습니다. 간략하게 말하면, 투르크메니스탄이 이란 동북부 지역으로 가스를 제공하고, 이란은 남부지역에서 생산된 동일한 양의 가스를 자국 가스망을 거쳐 아제르바이잔으로 전달하는 구조입니다.
이번 새로운 협정을 통해 투르크메니스탄은 매일 약 500-600만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아제르바이잔으로 수출하게 되었습니다. 아제르바이잔도 소량의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기에, 투르크메니스탄산 가스의 대부분은 타국으로 수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란은 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으로, 2019년 한 해 약 2,400억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생산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 역시 매년 600억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자원부국 중 하나입니다.
라이벌에서 동지로?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은 최근까지 서로 라이벌 관계에 있던 천연가스 수출국이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천연가스는 주로 아프가니스탄·우즈베키스탄을 거쳐 중국과 인도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중동·유럽지역으로의 수출길은 이란과 러시아라는 다른 주요생산국의 파이프라인을 거치곤 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투르크메니스탄은 이란과 가스 분쟁을 겪으며, 이란을 거친 천연가스 수출길이 막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투르크메니스탄은 이란을 우회하고 아제르바이잔과 터키, 유럽지역으로 수출을 확장할 수 있는 '트랜스 카스피안 파이프라인 (Trans Caspian Gas Pipeline)' 건설을 추진해왔습니다. 특히 천연가스 수입을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유럽국가들도 크게 반기는 프로젝트였지만, 현재는 건설비용 등의 문제로 논의만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란이 상하이협력기구(SCO)에 가입하였고, 추가로 유라시아경제연합(EEU) 가입의지를 내비치면서 양국간의 관계도 해빙되고 있습니다. 최근 양국 정부는 철도건설 및 무역교류를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들을 잇따라 체결하고 있으며, 이번 천연가스 스와프 협정으로 기존의 긴장관계가 크게 완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천연가스 스와프 협약을 통한 양국의 이점
이란은 연 20억 입방미터의 수출량을 잃는 대신 역내 영향력을 크게 강화하는 측으로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이란은 미국발 제재 이후 유럽과 동아시아 지역보다는 중앙아시아, 캅카스, 인도아대륙 지역과의 정치·경제적 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反이란계 국제 언론에서는 이번 협약이 이란의 국제적인 에너지 영향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란제재를 통해 억제하고자 했던 바로 그것이죠.
이번 협약을 통해 투르크메니스탄은 아제르바이잔 및 그 너머 터키·유럽지역으로의 고정적인 수출로를 다시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에게는 양국간의 화해 무드만으로 큰 규모의 투자없이 높은 수익을 거둔 기회가 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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