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터키

터키생활 이스탄불 병원 응급실 후기와 긴급상황시 알아둘 것!

WATO Jay 2022. 7. 2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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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 병원 응급실을 가게 된 이유

살다 보면 한 번쯤 응급실에 가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아파서 또는 갑작스러운 사고에 의해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나의 경우는 일종의 사고였다. 몸이 아픈 건 전조증상이라도 있는데 사고는 정말 한순간에 일어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상황이 닥치면 매우 당혹스럽고 눈앞이 까마득해진다. 특히나 해외여행을 하는 중이거나 익숙하지 않은 환경의 타지 생활 중이라면 그 당혹감은 배가 된다. 터키 튀르키예로 온 지 한 달 만에 나는 응급실행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교통사고와 같은 큰 사고는 아니고 집안에서 일어난 작은 사고였는데 이때를 계기로 집안에 있는다고 마냥 안전한 것은 아니구나를 느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터키로 이사를 와서 정착하는 과정 중이었기 때문에 집안에 가구가 하나씩 들어올 때마다 배치를 이리저리 바꾸기 일쑤였다. 그날은 어쩐지 신랑이 원목 책상을 옮기자고 말할 때 평소와 달리 달갑지가 않았다. 그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사고를 예견했던 걸까. 원목챙상을 옮기다가 그만 문 모서리에 손이 꽝! 하고 부딪혔다. 

 

충격에 의해 부숴진 석고벽

 

부딪힘의 정도는 석고가 부서질 정도였고 나는 고통보다는 순식간에 피멍이 들며 부풀어 오르는 내 엄지손가락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분명 뭔가 크게 잘못됨을 느꼈고 충격으로 머리가 어질 하기까지 했다. 한쪽으로만 너무 손가락이 부어서 뒤틀려 보이기까지 했다. 그래서 나와 신랑은 손가락이 부러진 게 틀림없다며 손을 고정한 채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급히 택시를 잡아 이동했다. 우리에게는 다행히 병원을 추천받을 이웃이 있었는데 터키에 거주하게 된다면 반드시 집 근처 병원 한 곳쯤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그렇게 간 곳이 터키 이스탄불의 Kağıthane Devlet Hastanesi라는 병원이었다.

 

터키 이스탄불 병원 Kağıthane Devlet Hastanesi

 

터키 이스탄불 병원 응급실 Kağıthane Devlet Hastanesi
Kağıthane Devlet Hastanesi

당시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응급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급하게 오느라고 여권도 챙기지 못했다. 결국 핸드폰으로 찍어두었던 여권 앞면 사진으로 겨우 사정을 말해 접수를 하게 되었는데 혹시 터키에서 병원을 이용하게 되면 반드시 여행객은 여권을 거주자들은 이카멧(거주증)을 챙겨서 갈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절차도 절차겠지만 여권사진으로도 접수를 받아 준거 보면 크게 중요하지 않았거나 아픈 사람들을 우선순위로 외면하지 않았던 것 같다. 터키의 병원 시스템은 사립과 국립이 다른데 사립은 절차가 편리한 대신 비싸고 국립은 저렴한 대신 복잡하다고 들었다. 그런데 우리가 간 곳은 Kağıthane시에서 운영하는 이스탄불 병원이라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했는데 참으로 절차가 복잡했다. 한국은 진찰과 치료가 모두 이루어진 다음에 귀가 전 후 결제인데 터키 국립병원은 일단 접수할 때 의사 진찰비를 선납으로 해야 한다. 게다가 외국인이어서 그랬는지 현금결제만 받아서 병원에서 한참 떨어진 ATM기기를 찾아서 돈을 뽑아와야 했고, 의사 진료 후 X-ray 촬영할 때도 다시 데스크에 가서 결제를 해야지만 촬영이 가능했다.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면 역시 선결제 후 치료시스템인 듯싶다. 단계별로 결제하고 이동하고 다시 결제하고 이동하고 해야 해서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터키에서 국립병원을 간다면 보호자를 동행하는 것이 좋다. 당시에 나는 신랑이 함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었다. 선수납을 해야지만 의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어서 신랑이 돈을 뽑으러 다녀온 사이에 내 손가락의 붓기는 어느 정도 가라앉고 있었다. 의사를 만났을 때 이리저리 살펴보시고 손가락을 움직여보라고 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나는 그냥 겁에 질려 손가락을 안 움직이고 있었던 것였는지 손가락이 잘만 구부려졌다. 우리는 서로 멋쩍게 웃다가 그래도 확실하게 체크하자며 X-ray를 촬영하기로 했다.

 

터키 응급실 X-rayt

엑스레이 역시 신랑에 1층에서 선수납을 마치고 와서 찍을 수 있었다. 촬영은 신속하고 친절하게 이루어졌으나 재밌었던 사실은 나의 엑스레이 사진을 내 핸드폰으로 찍어서 의사 선생님께 보여주라는 것이다. 자동으로 촬영 결과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터키 병원에는 없는 듯하다. 그래서 뜻밖의 나의 엑스레이 사진을 소장하게 되었고, 잘 움직여지는 만큼 촬영 결과도 뼈에 금이가 거나 부러짐 없이 정상으로 나왔다. 대신 속에서 피가 많이 나서 며칠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아프면 다시 찾아오라고 했다. 참 다행이다. 그냥 좀 심한 피멍 정도로 응급실행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급작스럽게 병원을 가게 되었는데 해외 생활하면서 처음으로 가본 병원이었고 나름 느낀 것이 많다. 

  1. 사고는 예측할 수 없는 것
  2. 해외여행 시 또는 해외생활 시 집 근처 병원을 미리 알아둘 것
  3. 터키 병원을 방문할 때는 여권과 현금을 반드시 챙길 것, 상황이 급박하면 정신이 없으니 여권사진은 미리 찍어둘 것
  4. 터키 병원에서는 의사 선생님과도 영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니 병원에서 사용할만한 터키어를 미리 숙지해두거나 번역기 어플을 다운로드해놓을 것
  5. 무엇보다 긴급상황 시 당황하지 말고 더욱 차분히 마인드 컨트롤할 것

 

손 엑스레이 옆면손 엑스레이 정면

 

터키 여행 및 생활 시 알아두면 좋은 긴급연락망

  • 앙카라 대사관  긴급연락처(사건사고 등 긴급상황 발생 시, 24시간) : (90) 533-203-6535
  • 이스탄불 긴급연락처(사건사고 등 긴급상황 발생 시, 24시간) : (90) 534-053-3849
  • 경찰 : 155
  • Ambulance : 112
  • 화재 전화 :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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