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시하네는 지하철에서 나오자마자 유럽을 떠올리게 한다. 어느 골목으로 나가도 유럽스러운 이국적인 풍경을 볼 수 있으며 대사관들과 카페 펍등이 많은 거리이다. 이날 우리는 금요일 저녁 6시 이후에 가면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미술관을 가기 위해 나왔다. 일찍 나와서 커피도 한잔하고 쉬다가 저녁에 미술 전시를 보고 밥을 먹으러 갈 예정이었다.
맥주를 한잔 할까 하다가 술한잔이 두 잔이 되고 결국 미술관 관람에 지장이 생길까 두려워 마시지 않고 커피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이 동네에는 아내와 내가 자주 가는 아지트 같은 스타벅스가 있다.
믿기지 않게도 스타벅스 간판이 없는 스타벅스이다. 처음에는 그냥 카페겠구나 하고 몇번 지나치다가 나중에 입간판을 보고 알게 되었다. 이곳이 스타벅스라는 사실을… 이곳은 호텔과 같이 운영되는 것 같다. 그래서 조용하고 사람이 항상 별로 없어서 아내와 아지트처럼 이 공간에서 종종 커피를 마시며 수다도 떨고 일도 하고 한다.
실내는 항상 이렇게 조용하다.
창문쪽에 보통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거나 이곳에서 광합성을 하면서 토닥토닥 일을 한다. 방구석에서 코드를 쳐내려 가는 것보다 햇살도 사람도 커피도 즐기며 일하는 게 정신건강에도 더 좋겠다 싶다.
저 소파를 보고 있으면 호텔에서 운영하는 스타벅스 인게 느껴진다. 저 작은 의자는 실제로 보면 굉장히 고급스러워 보이는데 전 세계 어느 스타벅스에서도 본 적이 없는 의자였다. 반쯤 드러누운 자세로 앉으면 그 안락함에 또 반하는 의자다.
옆에는 정원 노천에서 커피나 술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날씨가 좀더 따뜻해지면 저기 앉아서 먹으면 좋을 거 같다. 사실 이 공간은 저녁에 해 떨어지고 오면 분위기 있는 조명이 켜지면서 더 분위기가 좋아진다. 열심히 걷다가 지칠 때쯤에 와서 휴식하며 기운 차리기 좋은 스타벅스이다. 간판도 없는 게…
이 스타벅스는 간판도 없는 주제에 뭔가 다른 스타벅스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다. 스타벅스 R 매장에 가도 가격이 이렇지는 않은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참고로 이곳은 스타벅스 와이파이가 없다 대신에 호텔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 간판도 없고 와이파이도 없으면서 분위기만 있네…
허기져서 뉴텔라가 발라진 크루아상을 시켰는데 헤이즐넛이 많이 나는 나라라 그런지 정품 뉴텔라는 아닌 거 같은데 뭔가 맛은 더 고소해서 좋았다.
뉴텔라를 편하게 먹으라고 빵을 받은기분이랄까 빵을 즐겨먹지는 않는데 빵과 뉴텔라 조합은 항상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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