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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터키 리라화 환율위기 사태의 원인은?

알 수 없는 사용자 2021. 11. 25.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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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터키에 관한 국내·외 보도는 주로 어떤 주제들을 다뤘을까요? 대체적으로 터키의 환율 문제가 큰 이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현재 터키 리라화 가치 문제는 연중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매 분기별로 두드러지는 하락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일까요? 

 

11월 24일 달러 당 터키리라 환율은 최대 13.50까지 큰 하락을 보였다.

 

터키 리라화 폭락의 원인

현재 전세계 많은 국가들이 환율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2년에 이른 팬데믹 사태, 글로벌 공급망 위기, 그리고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선언까지, 어느 국가든 환율이 올라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터키는 연중 70%에 이르는 환율 상승을 겪고 있으며, 특히 이번 11월에 들어서만 35% 이상 급상승했습니다.

 

 

터키 환율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레제프 타이이브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총리시절 포함 17년 간 터키의 1인자로 집권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거시적인 경제개발을 통한 '몸집 불리기'를 통한 국가운영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첫 총리 집권 이후, 터키는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고 수출액도 많이 늘었습니다. 터키의 최대도시 이스탄불은 마천루가 들어서고 국제무역의 중심지로 거듭났죠.

 

하지만,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넘어, '고금리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된다?'라는 독특한 경제관으로 꾸준히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올해,예상을 넘어선 물가상승률이 기록하고 있음에도 꾸준히 저금리 기조를 강조하는 중입니다. 3월엔, 금리를 높이고 환율을 낮춘 취임 4개월 차 신임 중앙은행총재를 해임하기도 했습니다.

 

중앙은행총재 교체 이후 터키의 기준금리는 19%에서 현재의 16%까지 두 차례 추가 인하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월 전년대비 물가상승률은 19.89%을 기록했습니다. 식료품값과 가정용품 등은 25%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이면서, 민생에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에르도안 대통령은, 저금리를 통해 외국인 투자 의존을 벗어나 '경제 독립전쟁'을 완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터키의 2021년 경제성장률은 9%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0년, 터키는 1.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중국과 함께 유이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OECD 국가이기도 하였는데요. 일각에서는 이 저금리 조치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한 에르도안 대통령 본인의 지지율 상승용 카드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터키의 확장주의 정책

터키의 확장주의적인 행보 역시 지난 몇 년 간의 환율 상승에 크고작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터키는 현재 여러 주변국들과의 크고 작은 분쟁 속에 깊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런 불안정한 국제정치적 위치가 터키리라화의 가치를 점점 위태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지요.

 

동지중해 가스전 갈등 현황, 터키의 행보에 우려해 EU국가들 주도의 연합군사훈련이 시행되기도 했다.

 

가장 큰 건은 '동지중해 가스전' 개발 문제입니다. 최소 7개국 이상이 얽혀있는 이 중대한 에너지 갈등에서, 터키는 독단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관련국들과의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가스전을 탐사하며, 긴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터키만이 승인한 북키프로스공화국을 통해 불법 시추선을 보내거나, 또 다른 지중해 인접국인 리비아의 내전에 깊게 관여하며 적극적으로 동지중해 가스전으로의 접근성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으로서는 예외스럽게,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터키는 러시아산 무기 수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터키의 군관련 인물 다수를 제재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시리아·이라크 등 중동지역으로의 확장, 및 최근 출범한 '투르크어사용국기구(Organization of Turkic States)' 등 국제사회는 터키의 확장주의적인 모습에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미 2018년 터키는 미국과의 갈등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환율 폭락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이는 터키발 신흥국 경제위기로 이어졌었는데요.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터키 직구' 열풍이 불기도 하였죠.

 

유사한 글로벌 사례

 

1년도 안되어 70% 이상의 환율 상승을 겪은 나라들이 또 있습니다. 바로 아르헨티나와 이란입니다.

 

흔히 '포퓰리즘 경제정책'의 부작용으로 일컫어지는 아르헨티나 경제. 이러한 구조를 개혁하고자 한 아르헨티나 정부의 시도는 2017년 말을 기점으로 엄청난 역풍을 맞고 말았습니다. 매년 찾아오는 '디폴트'의 위기를 간간히 면하고는 있지만, 국내 경제성장을 위한 투자는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현재 아르헨티나 페소는 가치를 크게 상실하였으며, 달러나 인근 국가들의 화폐를 선호하는 현상이 잦습니다. 

 

 

다른 사례는 터키의 이웃국가인 이란입니다.

 

2018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협상 탈퇴 및 제재 복원 이후, 이란 리얄의 對달러 환율상승은 350%까지 달했습니다. 이어서 2020년엔 팬데믹 여파를 직격으로 맞으며 2배에 달하는 환율상승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이란 리얄의 환율은 2018년 상반기 1 미국달러당 43,000 이란리얄에서, 2021년 11월 현재 280,000 이란리얄을 기록하며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란 환율 사태는 장기적인 미국 제재와 전쟁 위기라는 국제정치적인 연유에서 기인했습니다. 주수출품목인 석유 수출이 제한되며 외화수급이 크게 줄고, 각종 제조업 분야에서 원료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등 이란은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겪고 있습니다. 이란 국민들은 자국 화폐에서 등을 돌려, 외화나 가상화폐 투자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 이란 내 전력난의 원인 중 하나로 비트코인 채굴이 꼽히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2022년 터키 경제의 향방은?

 

터키는 8,000만 명이라는 탄탄한 내수 경제를 가지고 있으며, 3개 대륙을 잇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요충지라는 무수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들은 동시에 터키의 경제적 성장과 국가적 확장의 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본격적인 환율 급락이 시작된 2018년부터, 세간에서는 터키에 거대한 금융위기가 불어닥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미 올해 리라화 약세에 따라 물품 수입 등에서 여러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율 급락과 동시에 터키는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지표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2년 터키의 경제는 과연 어떻게 흘러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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